젊은 시절, 입대를 준비하던 중 서예병 모집 공고를 보고 3개월간 서예 학원에 다닌 것이 붓과의 첫 인연이었다. 그 후 10여 년 전, 결혼하는 자녀들에게 부모의 덕담을 붓글씨로 써서 액자로 만들어 주면 평생 간직할 만한 선물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시작한 ‘덕담 써 주기’가 캘리그라피에 입문하게 된 계기다.
지금 와서 보면 당시의 글씨는 형편없지만, 붓을 잡는 순간만큼은 즐거웠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신혼부부에게 소중한 선물이 되리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50여 쌍의 신혼부부에게 글씨를 써 주었다. 꾸준히 쓰다 보니 실력이 늘었고, 어느덧 신한대학교에서 강의하는 행운도 얻게 되었다.
캘리그라피는 ‘아름다운 서체’라는 뜻으로, 감성을 담아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글씨다. 서예처럼 정형화된 틀이 아니라 글자에 담긴 의미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 흥미롭다. 그동안 액자에 담아 선물하거나 판매한 작품이 1천여 개는 넘는 듯하다. 덕분에 세상 곳곳에서 또 다른 나를 마주하곤 한다. 지난 11월에는 봉사 활동 차 방문한 필리핀의 한 선교사 자택에서 내 작품을 발견하고 무척 반가웠던 적도 있다.
캘리그라피에 관심이 있다면 지금 당장 도전하기를 권한다. 글씨를 쓰며 좋은 글귀를 접하다 보면 새로운 삶을 만나게 될 것이다.
약력
2021년: 캘리작품 전시회 <비상전>
2022년: 불우이웃 돕기 전시회
2024년:
신한대 캘리 1기 전시회
대한민국 소품미술대전 특선
2025년 (예정):
은혜동산교회 말씀 전시회
신한대 캘리 2기 전시회
박현갤러리 전시회
다음 금요산책 예고 2025.12.19. / 전통의 깊이에 현대적 색채를 입히다 – 정은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