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음석불 아래에서 쓰다
이 작품은 조선시대 강희맹의 사숙채집에 있는 내용으로 광탄 용미리 마애이불입상에 대하여 쓴 글이다. 용미리 석불 조성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담고 있다. 맹목적인 불교 신앙보다는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유교적 관점이 잘 드러난다. -파주위키-
過慧音石佛下記事 姜希益 / 과혜음석불하기사 강희맹
天生山得立道修 천생산굴립도방
冥頑卽爲堅且剛 명완비회건자강
苦封鮮飯洞不乾 태봉선의음불건
萬古峰然臨高岡 만고구연림고강
何人斯鎭作雙佛 하인차무작쌍불
面目省似覺臺王 면목조사구덕왕
經營虛器竟何意 경영허기경하의
立馬我欲問其詳 립마아욕문공상
馬前走卒行且言 마전주졸행차언
此石驚怪識荒唐 차석빙괴성황당
錯戌佛驅具福利 착성불구구복리
夢感貴戚卿咸陽 몽감귀척경함양
施財化緣伏綿綿 시재화연자지도
全會四衆佛張皇 분회사중영장황
當時所專不可計 당시소비불가계
千夫力盡萬牛僵 천부력진만우강
功成日夜行前燈 공성일야지건웅
佛力闊遠多微浮 불력활원다미망
從此前村擧百家 종차전촌수백가
半歲聯絡俱流亡 반세조재구유망
愚衆始謀今始覺 우맹시미금시각
何善地獄與天堂 하자지옥여천당
能移此力構逆旅 능이차력구역려
可置兩區臨康莊 가치량구림강장
焉使行旅免露宿 언사행려면로숙
可庶暑雨沾繁霜 가서우우첨번상
我聞此語發大笑 아문차어발대소
雨蛙至微善思量 이수지미선사량
人生禍福僞如此 인생화복진여차
有心求利還招殃 유심구리환초앙
職本太史當謹書 직첨태사당근서
深愧我身非三長 심괴아신비삼장
번역
해음석불 아래에서 쓰다 /강희맹
천연으로 바위가 길가에 서있는데
무지하게 울툭불툭 굳고 또 단단하네
이끼가 나고 돋고 축축히 마르지 않아
만고에 우뚝 높은 언덕에 임하였네
누가 짝고 새겨 쌍부처를 만들었는가
면목이 흡사 부처를 닮았구나
이 같은 헛된 것을 만든 뜻이 무엇인가
말 세우고 내가 자세한 것 물으려 했네
마부가 가면서 하는 말이
이 돌의 괴상한 짓이 참 황당합니다
부처는 새겨 만들어 복리를 구할 제
석을의 귀족들이 꿈에 감응했고
중들의 화연으로 재물을 시주 받아
모여든 사중들이 떠들썩 하였음죠
당시의 비용이 얼마인줄 알 수 없고
천명 인부 기진맥진 일만 소가 넘어졌죠
공사 이루차 밤낮으로 영험을 기다렸으나
불력이 넓고 멀어 대개는 일쏭달쏭
그때부터 앞 마을 몇 백 집이
반년 동안 피폐하여 모두 유리했네
우맹들이 처음엔 미혹하였다가 이제야 깨달았으니
어는 것이 지옥이며 천당입니까
이만한 힘으로 여관을 지었으면
큰 길가에 두 채를 넉넉히 지어
지나는 행인에게 노숙을 면케 하여
더위와 비를 피하고 된 서리도 안 맞을 것을
내가 그 말을 듣고 허허 웃으면서
내가 비록 미천하나 생각이 가특하다
인생의 화복이 원래 그러하니
맘먹고 이를 구하면 도리어 재앙을 부르느니라
내 직책이 사관으로서 삼가 써 되야 할 터이나
내 몸이 삼장 아님을 깊이 부끄러워하네